2019년 9월 8일 주보칼럼 - 청 백 리

청 백 리

  월간『좋은 생각』잡지에 이호성 기자가 쓴 ‘백만장자의 수첩’이라는 글의 내용이다. 1859년, 미국에서 은행에 다니던 한 청년이 세계 최초로 석유갱을 발견하면서 친구인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와 함께 석유회사를 세웠다. 그의 사업이 성공하면서 벼락부자가 되었고, 자신의 고향 클리블랜드로 돌아와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도시 곳곳에 누구나 갈 수 있는 학교, 병원, 교회를 건축했고, 완공된 건물을 시(市)에 기증했다. 그가 바로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Louis Henry Severance)이다. 그는 빈민과 고아를 돌보았던 부모님의 정신을 이어 받아 평생을 자선 활동에 헌신한 것이다.


  1900년 어느 날, 그는 뉴욕 카네기 홀에서 의사 ‘올리버 R. 에비슨’의 연설을 들었다. “나는 조선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병원들은 병원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열악합니다. 간호사 없이 의사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 연설을 들은 그는 연고가 전혀 없고 알지 못하는 조선에 흔쾌히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4년 후에 경성(서울)에 조선 최초의 종합병원인 세브란스 병원이 세워진 것이다. 그것이 임금으로부터 백성들까지 모두 사람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자선병원이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주치의 어빙 러들로(Alfred Irving Ludlow)를 조선으로 보냈는데, 러들로는 26년 동안 외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런데 러들로가 입국한 이듬해 세브란스는 갑작스런 복통으로 유언도 남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낡은 수첩에 기부를 약속한 이름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필리핀 세부 여학교, 중국 체푸 병원, 항주 유니언 여학교, 태국 치앙마이 신학교’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약속이 지켜지도록 기금까지 마련해 두었지만, 정작 자신 명의로 된 집은 한 채도 없었다. 그는 생전에 “왜, 그렇게 많이 기부합니까?”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받는 당신보다 주는 내가 더 행복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평상시에 ‘정의’를 외쳐온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욕’을 앞세운 사모 펀드 투자에 대한 영향력 행사 의혹으로 국민들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자신은 자기 가족들이 투자한 펀드의 수익을 위해서 잘 알려지지 않고 운용실적도 별로 없는 사모 펀드 운용회사가 공공기관과 54곳의 지자체로부터 관급공사를 싹쓸이 수주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일가의 사모 펀드의 투자는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이후에 관급공사를 독식했기에 국민들에게 위선으로 보이는 것이다.


  청렴결백한 공직자를 일컫는 말이 ‘청백리’(淸白吏)이다. 조선시대의 청백리로 손꼽는 황희(黃喜), 맹사성(孟思誠), 이원익(李元翼) 등은 정직하고 청렴결백하여 백성들이 존경하였고, 자손까지도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다. 대통령이 임명하려고 작정한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와 ‘국회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의 지탄이 이토록 극심한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려는 작금의 현실에 ‘청백리’라는 단어가 왜 이토록 그리워질까?                  

  - 목회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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